현대의 대중문화는 단순한 문화 차원에서 벗어나, 하나의 거대한 산업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이다. 이에 비례해 대중 스타들의 이미지 역시 한층 높아졌다. 이에 따라 산업 전반에 걸친 스타마케팅이 활발한데 최근 건축자재 업계에는 기존 톱여배우들이 장악하던 분위기에서 친근한 이미지의 남자 배우들의 활동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건축자재 업체들이 인테리어 시장에서 주부들을 비롯한 여심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되고 있다.
기업 홍보에 있어 인기 연예인을 내세운 스타마케팅은 스타의 이미지와 제품의 이미지를 동질화함으로써 소비자의 구매욕을 자극, 높은 광고효과를 얻을 수 있다. 여기에 스타의 인기 상승과 함께 제품 판매량도 늘어난다는 점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반면 스타의 인기가 떨어지거나 스캔들 등으로 인해 갑자기 문제가 생길 경우, 제품의 이미지도 함께 나빠질 위험도 있다.
이러한 스타마케팅이 활발한 건축자재 업계의 스타마케팅 전략에 최근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아무리 맛난 음식일지라도 비슷한 것을 계속 취하다 보면 물리 듯, 최근 건축자재 업계는 기존 여배우 일색의 스타마케팅에 변화를 꾀하며 인테리어 시장의 주요 타깃인 주부들 공략을 위해 편안하고 부드러운 이미지의 대세 남자 배우들로 모델 전략을 급선회하고 있다. 그야말로 여성 스타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인테리어·건축자재 홍보모델을 남성 스타들이 하나둘씩 꿰차면서 바톤터치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 그동안 인테리어.건축자재 업체의 홍보모델은 지적이면서도 우아함과 도시적인 세련미를 동시에 갖고 있는 배우 이영애, 고현정, 고소영, 김희선, 이나영, 김태희, 장서희, 김지호 등 톱클래스 여배우들이 독식해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남자 배우 이서진, 송일국, 유준상 등이 건자재 업계의 새로운 홍보모델로 발탁됐고 기존 오래 기간 건자재 업체 모델로 활동해 온 차인표, 최수종, 정보석 등을 더하면 최근 업계에 남자 모델이 얼마나 많이 활동하는 지 알 수 있다.
건자재 업계 관계자는 “광고 모델 전략도 유행을 무시할 수 없다. 건자재 업계의 여성 모델 선호 현상이 장기간 지속돼 소비자들의 피로감이 조금씩 쌓이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관련 업체들이 이런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인테리어 자재의 실구매자 역할을 하는 주부들의 여심을 공략하기 위해 이에 어울리는 부드럽고 친근한 남자 모델로 전략 방향을 틀면서 업계에 남성 모델을 발탁하는 횟수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건자재 업계 홍보모델로 최근 남자 배우들이 대거 등장한 것은 인테리어 시장의 주타깃이 남성에서 여성으로 넘어갔기 때문에 여심을 잡기 위해서는 여성 모델보다 남성이 더욱 효과적이라는 판단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름다운 외모의 비현실적인 여배우 대신 친근한 이미지의 남자 배우들을 보며 일상에서의 스트레스를 풀고자 하는 여성들의 심리를 파고든 것이다. 인테리어 시장에서 여성이 무시못할 소비자로 떠오르고 있는 사항을 잘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특히 주부들은 인테리어 시장에서 구매권을 갖고 인테리어 시장에서 막강한 힘을 발휘한다. 때문에 여배우에서 남자 배우로 모델을 교체한 업체들은 남성 모델은 친근함을 무기로 일상에 지친 여성 소비자들에게 위안을 준다는 점에서 실질적 홍보 효과가 더욱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대적 마케팅 트렌드가 변화하면서 화려한 외면을 추구하기보다 친근한 이미지로 편안함을 주는 정서적 유대를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최근의 남자모델의 증가 추세는 이 같은 세태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홍보마케팅을 전문으로 하는 관계자 역시 “여성들은 광고메시지를 전달하는 ‘구전력’이 남성보다 월등하기 때문에 인테리어 건축자재 시장뿐만 아니라 마케팅 전반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서진, 유준상, 송일국...대세 남자 모델의 공통점은 부드러운 이미지
LG하우시스는 그동안 이영애, 이나영으로 이어진 여배우 홍보모델을 지난해 남자 배우 이서진으로 변경했다. 배우 이서진을 모델로 내세운 LG하우시스의 TV광고는 친환경?에너지 세이빙 제품을 통해 고객이 머무는 주거 공간뿐만 아니라 움직이는 공간이 자동차까지 건강하고 아름답게 지켜간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광고는 여성 시청자가 마치 이서진과 대화를 하며 데이트하는 느낌을 주도록 구성됐다. 이서진은 최근 다수의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부드럽고 지적인 이미지로 중년 여성들 사이에서 주가를 올리고 있다. 평소 지적이면서도 세련된 느낌의 배우 이서진을 통해 신뢰감을 주는 LG하우시스 Z:IN 브랜드의 프리미엄 이미지와 잘 어울린다는 평가다.
(주)재현인텍스도 지난해 말 자사 홍보모델을 기존 여배우 김지호에서 남자 배우 유준상으로 변경했다. (주)재현인텍스의 모델 교체는 도어에서부터 몰딩, 창호까지 건자재 토탈 인테리어 업체로 성장하는 기업의 모토를 표현하기 위해 배우 유준상이 적격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주)재현인텍스 관계자는 "배우 유준상은 부드러운 이미지와 가정적인 이미지로 주부들에게 인기 있는 배우로 세대에 구애받지 않는 완벽한 매력을 지녔다"며“최근 마케팅 트렌드에 부합하고자 회사 홍보모델을 변경하게 됐다”고 말했다.
(주)우딘 역시 지난해 자사 홍보모델을 여배우 장서희에서 남자 배우 송일국으로 교체했다. 송일국은 드라마뿐만 아니라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육아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가정적인 이미지가 부각되면서 주부들 사이에서 선호도가 매우 높은 남자 배우로 꼽힌다.
이밖에 ‘이끌림샤시’를 생산하는 (주)동양화학도 친근한 이미지의 방송인 송해를 모델로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있으며 창호 및 유리 인테리어용 필름 ‘데코스타’와 부착장비를 생산·판매하는 인포지씨(주)는 배우 이동준을 모델로 데코스타 브랜드 인지도 확대를 꾀하고 있다.
건자재 업계 스타마케팅에 있어 남자 배우의 마케팅 효과는 이미 검증됐다고도 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영림화학과 영림임업은 지난 2004년부터 배우 차인표를 모델로 대리점 간판에까지 차인표 얼굴을 선보이며 회사 인지도와 제품 인지도가 크게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예림임업 역시 지난 2009년부터 반듯한 이미지의 배우 최수종을 모델로 주부들의 마음을 공략해 예림의 브랜드 인지도 상승에 큰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편, 대기업 뿐만 아니라 중소업체의 활발한 스타마케팅과 관련 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대기업이 아닌 중소업체 입장에서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브랜드 인지도를 단기간에 상승시키기 위해서는 스타마케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최근 대세로 자리 잡은 인지도 높은 연예인을 섭외해 광고활동을 하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소비자를 상대로 한 인테리어 시장에서는 인지도 높은 연예인을 모델로 기용하면서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는 게 회사 인지도와 제품 이미지 강화를 위해 효과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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