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분양시장에서 테라스 하우스의 인기가 높다. 기피 대상이던 아파트 저층이 텃밭등을 갖춘 테라스 덕분에 새로운 로열층으로 부상하고 있다. 올초 기자가 살고 있는 김포한강신도시에도 테라스 하우스 분양이 있었는데 청약 경쟁률이 일반 아파트 경쟁률에 비해 훨씬 높았던 게 기억난다.
테라스 하우스는 원래는 잘 안 팔리는 1~2층의 분양률을 높이려고 내놓은 고육지책이었다. 폭 3m에 길이 6m 안팎의 휴게 공간을 서비스 면적으로 제공하고 분양가도 기준층보다 낮게 책정했다. 열악한 조망권과 생활소음의 약점을 특화설계와 낮은 분양가로 극복해 보자는 것이었다. 그러자 마당 있는 집을 찾는 사람들의 관심이 쏠렸고, 어느새 주택시장의 히트상품이 되면서 1층뿐만 아니라 2~3층까지 적용하는 곳도 있다.
그런데 사실 1층 외에 계단식으로 꾸민 2~3층 테라스 하우스는 엄밀한 의미에서 베란다 하우스라고 하는 게 맞다. 베란다의 원뜻은 아래층과 위층의 면적 차이로 생긴 공간을 말한다. 1층이 넓고 2층이 좁을 경우 1층의 남은 지붕 부분을 활용한 것이 베란다다. 그동안 우리가 무심코 써온 아파트 베란다는 사실 발코니를 의미한다.
사실 발코니와 베란다, 테라스의 차이점을 정확히 구분하는 게 쉽지는 안다. 살펴보자. 창호 업계에 종사하는 관계자들은 그래도 정확한 뜻을 대부분 알고 있지만 인테리어 업계에서는 발코니와 베란다, 테라스를 구분하기 쉽지 않아 실제로 혼동하여 사용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 발코니(balcony)
먼저 발코니(balcony)의 본뜻은 건축 공사용 발판처럼 건물에 덧붙인 공간을 말한다. 건축물의 내부와 외부를 연결하는 완충공간으로 ‘노대’라고도 불리는데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자료를 인용하면 발코니는 거실을 연장하기 위해 밖으로 돌출시켜 만든 공간을 말한다. 노대는 위층과 아래층이 모두 같은 방식으로 달렸으며 윗집의 노대 바닥이 아랫집 노대의 천장이 된다면 발코니라 부른다. 때문에 건물 외부에서 보았을 때 외벽 면이 같은 일반 아파트의 거실에 붙어 있는 공간은 모두 발코니라 할 수 있다.
최근에는 발코니 확장이라는 말이 보편적으로 쓰이지만 아직도 베란다 확장이라는 표현을 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은데 이는 잘못된 표현으로 정확히는 발코니 확장이 올바른 표현이다.
발코니는 원래 왕이 백성들에게 얼굴을 비치는 공간이나 극장에서 VIP들이 연극이나 오페라를 관람하던 곳이었다.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에 나오는 줄리엣의 집 발코니를 생각하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요즘의 발코니는 휴식공간, 창고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시대에 따라 공간활용 목적이 변해가는 걸 알 수 있다.
- 베란다(verandah)
베란다는 아래층과 위
층의 면적 차이로 생긴 공간을 뜻한다. 위층 면적이 아래층보다 작으면 아래층의 지붕 위가 위층의 베란다가 되는 셈이다. 쉽게 생각하면 베란다는 아래층의 지붕부분을 활용한 면적을 생각하면 된다.
예를 들면,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2층짜리 단독주택은 대개 1층이 2층보다 넓다. 이때 2층에서 보면 1층 지붕이면서 2층 외부 바닥인 부분이 있는데 이곳이 베란다이다. 베란다 바닥은 대개 외부용 타일이나 방수제로 마감하지만 바닥 방수를 한 다음 바닥용 목재마감을 하기도 한다.
2층짜리 단독주택에서는 흔히 베란다를 볼 수 있지만 일반 아파트는 계단식으로 설계되지 않는 이상 베란다 공간을 만들 수 없다.
주의할 점은 우리나라에서 리모델링 할 때 발코니 확장은 합법적으로 인정되고 있지만 베란다 확장은 불법으로 여기고 있다는 점을 꼭 명시해야 한다.
- 테라스(terrace)
그렇다면 테라스는 뭘까? 테라스는 발코니나 베란다가 건물 일부분인 것과 달리 건물 외부에 낮게 깔린 일부러 만든 바닥을 말한다. 테라스는 실내 바닥 높이보다 20㎝가량 낮은 곳에 전용정원 형태로 만든 공간이다. 거실이나 주방과 바로 통해야 한다. 또 1층에만 설치된다. 2층 이상 주택에 마련된 공간은 베란다로 분류된다.
때문에 건설사들이 3층짜리 테라스 하우스라는 형태의 주택을 선보이기도 하지만 엄밀한 의미에서는 베란다 하우스라고 표기해야 맞다. 발코니와 베란다는 지붕이 있을 수 있지만, 테라스는 지붕이 없이 일반 땅 위에 조성해야 하는 것도 차이점이다. 일반적으로 테라스 상부에는 지붕이 없지만 담쟁이 따위로 그늘을 만들기도 한다. 보통 테라스는 휴식처로 형성돼 간단한 식사, 일광욕, 놀이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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