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호.유리업계, 숙련 기술인 양성에 ‘팔 걷어 붙였다’

창호 및 유리 업계의 ‘인력난’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업계 인력난은 시공과 설계, 영업, 관리 등 특정 분야를 가리지 않고 전방위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시공과 설계 분야의 숙련된 기능인 부족이 가장 심각한 상황으로 문제 해결을 위해 창호 대형업체 및 관련 단체를 중심으로 자체 육성 프로그램을 가동하며 숙련된 기술인 양성에 적극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고성능 창호 개발을 위해서는 창호의 특성을 이해함은 물론 CAD와 Window 및 Therm 등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능숙하게 활용할 줄 아는 직원이 필요한데 본사가 서울에 없어서인지 직원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이다”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공장을 새롭게 짓고 있다. 확장 이전할 공장에 새롭게 단열과 도장 설비를 도입해 이 분야의 숙련된 공장장을 구하고 있는데 쉽지 않다. 공장 완공을 코 앞에 두고 걱정이 많다”

창호 및 유리 업계의 인력난이 심각하다. 위 사례는 업계 인력난과 관련 실제 기자가 업계 취재를 다니며 들었던 수많은 하소연중의 극히 일부다. 그동안 업계 인력난은 창호 시공 분야에서 숙련된 기능인 부족 문제가 심각했다면 최근에는 시공은 물론 위 사례처럼 설계, 영업, 관리 등 창호 및 유리산업 모든 분야에서 인력부족 현상을 겪고 있는 게 특징이다.

최근 업계의 인력난은 리모델링 개보수 시장을 포함한 인테리어 시장의 성장과 관련이 높다. 한샘, 유진, 대림, 리바트 등 인테리어 및 가구 전문 기업들이 최근 몇 년간 창호 시장에 속속 진출하면서 한정된 인력들이 대거 이동, 인력 수요는 증가하는데 공급이 부족하면서 문제점이 더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요즘 창호 업계 어느 기업이든 인력 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지금은 좀 나아졌지만 최근 몇 년간 이어진 건설경기 호황에 대형업체는 특판현장에서 창호 시공 인력 부족에 애를 먹었다”며 “중소업체들의 인력난은 더욱 심각하다. 시공 기능인 부족은 물론 인테리어 기업의 창호시장 진출로 창호에 대해 잘 아는 숙련된 인력들이 이탈하면서 업계 인력난 문제를 더욱 부추기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특히 업계 고질적 문제로 지적되어 온 숙련된 창호 시공 인력 구하기가 가장 어려운 상황이다. 젊은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 같은 문제점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추후 인력난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은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는 게 현재 업계 일반적인 의견이다.

이처럼 창호 시공인 기능인 양성은 창호 업계가 풀어야 할 숙제이다. 현재 창호 시공 현장의 시공 인력들의 나이는 40대에서 50대까지가 대부분이다. 아직까지는 시공인력이 선순환돼 큰 문제로 못 느낄수도 있지만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5년 정도 후에는 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말이다.

다행인점은 최근 창호시장이 리모델링 개보수 시장의 성장으로 인테리어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인테리어 공사 하자에 따른 법적 문제가 증가, 소비자와 직접 상대하는 리모델링 개보수 시장 특성상 시공 품질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대형업체를 중심으로 시공 기능인 자체 육성 프로그램을 가동하며 숙련된 기술인 양성에 적극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B2C 시장 확대로 소비자를 가장 가까이 대면하는 현장의 시공 담당자들의 시공 수준과 서비스 수준이 매우 중요하다”며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숙련된 시공인이 꼭 필요한 상황인데 젊고 유능한 기능인 부족이 심각하기에 지난 몇 년 전부터 프리미엄 시공 서비스 교육을 통해 전문화된 시공 능력을 갖춘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자체 기능인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기업들이 증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업계의 노력뿐만 아니라 국가에서도 정책적으로 기능인 양성 보급에 신경을써야 한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는“외국과 같은 경우 창호 시공을 포함한 기능인들이 기능인으로서 대접 받으며 직업에 대한 만족도가 높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기능인들의 대우가 썩 좋은 편이 아니다. 제도적으로 국가가 창호 뿐만 아니라 기능인 양성에 좀 더 관심을 갖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건축용 판유리 업계도 마찬가지이다. 판유리 가공업체를 중심으로 대다수의 업체들은 양질의 유리가공 및 전문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으며 중간관리자의 자질배양이 난해, 체계적인 기업 내에서의 직원 지도교육인 OJT(On the Job Training) 부재 현상을 겪고 있다. 또 판유리산업도 공장 근로자의 고용에 높은 이직률과 유리 관련 전문교육기관의 부재로 체계적인 시스템 확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유리업계 인적자원의 문제점으로 외국인 및 단순 근로자를 제외하면 기술자가 부족하고 기술자라고 하더라도 유리가공에 대한 기초 이론 지식이 없어 품질관리에 한계점이 노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형업체 및 협회 중심으로 인재 양성에 적극적 움직임

관련 기업들의 창호 시공 및 기능인 양성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LG하우시스는 하우시스 이엔지를 통해 이미 오래전부터 숙련된 시공인 양성에 적극 대응했다. LG하우시스는 2011년부터 운영해오던 한국폴리텍대학교 서울강서캠퍼스내의 강의실과 실습장을 지난 2015년 ‘Z:IN 창호 시공 아카데미’ 새롭게 오픈하고 창호시공교육을 진행하면서 이론과 실전을 모두 겸비한 창호시공전문가를 육성하고 있다.

LG하우시스 관계자는 “체계적이고 검증된 교육을 위해 업계 최초로 한국폴리텍대학과 산학협력을 맺고 교육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현장중심의 교육을 위해 학교내에는 다양한 현장환경을 모델별로 담은 시공실습장이 갖추고 있다”며 “이러한 시공교육장에서 클린시공, 1Day시공, 안전교육, 고객대응, CS마인드 등 창호시공에 필요한 모든 교육과정을 운영하여, 고객에게 고품질의 시공서비스를 제공하는 우수한 시공팀을 양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LG하우시스 이론 20%, OJT 현장실습 80% 교육을 통해 신규 창호전문가를 육성하는 일학습 병행제 프로그램을 산업인력공단에서 100% 교육비를 지원받아 운영하면서 좋은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체계적인 시공 기술인 양성을 바탕으로 LG하우시스는 지난해 말 국내 창호업계 최초로 국제 ISO 인증기관인 DNV·GL사로부터 창호 시공품질 부문에서 'ISO 9001'(품질경영시스템)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KCC는 창호 및 유리 ‘이맥스클럽’ 운영을 통해 시공 및 관련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이맥스클럽’은 KCC의 창호·유리 가시공 대리점의 체계적인 네트워크로 가시공 품질의 최적화를 통한 고객 만족도를 향상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주기적인 실무교육은 물론 체계적인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품질경쟁력을 강화하고 현장 별 시공품질 점검에 따른 가점제를 도입하여 철저한 품질관리와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한화L&C도 올해 초 대림대학교와 인재양성 산학협력을 체결하면서 인재 양성 솔루션 강화에 나섰다. 이와 관련 한화L&C는 대림대학교와 지난 2월 ‘실내 건축 플래닝 맞춤형 인재양성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업무협약을 통해 양 기관은 유기적인 상호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청년 일자리 창출과 인재양성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양 기관은 협약을 통해 실내건축 플래닝 인재 양성을 위한 공동 교육 프로그램 개발 및 공동 운영, 산학간 기술교류 및 해당 직무 관련 산업체 연수 프로그램 운영, 현장실습 및 인턴실습 프로그램 운영을 통한 취업 연계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이건창호는 시공전문가 과정 & CS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건창호는 소비자에게 제품 품질에 걸맞은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책임 시공 관리제인 ‘이건 스마트업(EAGON SMART UP)’ 서비스를 도입하고 2017년 6월 창호 시공 기사를 대상으로 ‘시공 전문가 과정 교육’을 처음 실시했다. 교육은 품질 검사부터 정확한 시공 시간 준수, 현장 시공 품질 검수, 고객 응대 등 VIP 고객들을 대상으로 운용했던 프리미엄 서비스 교육을 진행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에는 건축 전공 대학생을 대상으로 커튼월 교육을 실시하기도 했다. 커튼월 교육은 이건창호 실무자가 직접 강사로 나서 커튼월 설계 기초부터 실제 설계하면서 발생했던 에피소드 등 생생한 실무 이야기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윈체는 B2C 시공자 대상 정기 간담회를 시행했다. 간담회는 고객과 가장 가까이 마주하는 시공 담당자과의 대담을 통해 정기적으로 현장의 요구를 수렴하고, 이를 통해 고객 만족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마련됐다. 또한 창호 시공의 첫 단계인 실측에 대한 전문적인 교육부터 시공품질, 안전시공, A/S 및 CS 등 각종 교육이 이어졌다.

건축용 판유리 업계와 관련해서는 (사)한국판유리창호협회에서 지난 3월에서 4월까지 판유리관련 업체들을 대상으로 판유리산업 전문가 교육 프로그램의 일환인 ‘유리 전문가 양성과정’ 교육을 실시했다. 유리전문가 양성 교육은 그 동안 전문 유리인을 양성하는 교육이 없어 열악한 환경에 놓여있는 판유리산업을 보다 체계적인 중간 관리자 양성을 통해 판유리산업의 발전을 꾀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다. 교육 프로그램의 핵심은 유리공장에 적합한 중간관리자인 전문가를 양성하여 기술노하우 및 관리자통찰력을 키우고 품질관리 및 효과적인 인프라운용을 진행할 수 있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사)한국판유리창호협회에서는 유리기능인 입문교육, 중간관리자 전문가과정, 전문기술자과정, 최고경영자과정 등 단계별 유형별 다양한 유리전문가교육 시스템을 갖추고 업계의 정보습득과 기술 향상에 도움을 주고 있다. 협회는 향후에도 회원사의 계속적인 요청을 통해 2기, 3기 인재들이 지속적으로 배출될 수 있길 기대하며, 창호분야의 교육프로그램도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