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정책으로 이사 수요가 급감해 인테리어 업계가 타격을 받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올해는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이사 및 결혼행사가 실종된 상태다. 셀프인테리어 및 온라인 시장 활성화로 가뜩이나 어려운 전통 인테리어 시장은 부동산 경기악화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최악의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전통 인테리어 시장의 메카로 불리는 을지로 방산시장을 탐방해 봄철 특수는 고사하고 위기감이 감도는 인테리어 시장 현황을 들여다보았다.
4월초 인테리어 수요가 늘어나는 봄 이사철이지만 인테리어 시공업체들이 모여 있는 서울 을지로 방산시장은 아주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국내 인테리어산업의 메카로 불리는 서울 방산시장은 1976년 조성된 이래 벽지, 목재도어, 바닥재, 타일 등 인테리어 자재 관련 업체가 밀집해 있어 인테리어업계 풍향계 역할을 하는 곳으로 통한다.
방산시장은 금속인쇄, 재단, 금형, 벽지, 목재도어, 바닥재, 비닐포장, 판촉물 등 다양한 업종을 가진 점포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초창기 다양한 업종을 가진 업체들이 하나 둘 모이고, 그 업종이 파생되고 매출이 일어난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벽지, 도배, 바닥재 등 인테리어 업체들도 함께 몰리게 됐고, 현재는 약 50여 개 넘는 벽지 업체가 방산시장에서 성업 중이다.
취재를 위해 기자가 방문한 신세계인테리어는 방산시장에서 오랜 기간 벽지 및 바닥재 인테리어 사업을 운영한 업체로 신세계인테리어 대표는 현재 방산시장 분위기에 대해 작년부터 손님이 줄어 일감이 뚝 끊긴 상태라고 전했다.
신세계인테리어는 2018년 대비 2019년 매출이 약 45% 가량 하락했다. 호황기에는 아르바이트까지 포함해 직원이 14명에 달했지만 지난해부터 일감이 줄어 올초 몇몇 직원들을 정리했다고 한다.
방산시장 상인들은 현재의 불황에 대해 최근 몇 년간 이어진 정부의 강도 높은 부동산규제 정책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방산시장 신세계인테리어 대표는 “우리 같은 업종은 이사 수요가 큰 영향을 미친다. 주택 거래가 줄어들면 이사나 인테리어 수요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현재의 어려움은 최근 부동산시장 질서가 변하고 있는 점이 가장 크다.
지난해 12·16부동산 대책 등 정부가 쏟아낸 각종 고강도 규제로 주택 거래 절벽 현상이 심화되면서 주택 매매거래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감한 데 이어 9억원 이상의 주택을 보유한 이들에게는 전세자금대출도 금지됐다. 서울지역 아파트는 중위가격이 지난 1월 이미 9억원을 넘어선 상태다. 자녀 양육이나 교육 등의 목적으로 자가를 두고 이사 가기 어려워진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여기에 올초 불거진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방산시장 상인들에게 카운터펀치를 날린 셈이다.
방산시장의 또 다른 상인은 “봄 이사철이지만 코로나19 영향까지 겹쳐 체감경기는 비수기 겨울철보다 못하다”라며 “당장 이사·결혼 수요가 줄어든 것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 되면서 내수시장 전체가 얼어붙어 더 큰 걱정이다. 지난해처럼 올해도 어려울 것으로 예측은 했지만 코로나19 때문에 더 힘든 게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신세계인테리어 대표는 “부동산 경기가 정점을 찍었던 시기에는 방산시장에 하도 사람이 몰려 청계천5가에서 종로5가까지 차로 30분이 넘게 걸렸다. 호황기 말고 불황에도 봄·가을 이사철만큼은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룬 게 몇 해 지나지 않았는데 지금의 어려움이 빨리 지나가길 바랄뿐이다”라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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