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호 등급제에서 시뮬레이션 평가법 활성화 필요, 운영주체와 명확한 제도적 기반 마련 필요
지난 2012년 시행이후 올해로 13년째를 맞은 창호 에너지소비효율등급제(이하 창호 등급제)가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맞춰 보다 고도화 된 합리적인 창호 등급제 개선방향이 수립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창세트 에너지효율관리체계 고도화 연구’를 통해 오는 10월말까지 창세트 효율관리제도 개선 방향 및 운영 관리 주요 현안 해소방안, 창세트 등급 조정(안) 등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월간 창호기술에서는 창호 등급제 고도화와 관련해 2회에 걸쳐 기획기사를 게재하고자 한다. 이번 달에는 SHGC 지표 도입과 시뮬레이션 제도 활성화 방안과 관련된 지금까지의 산업계 의견 등을 정리해 봤다.
건축물의 냉방에너지절감 ‘태양열취득률(SHGC)’ 중요성 강조
그 동안 건축물의 에너지절약 기준은 겨울철 난방에 의한 열관류율에 치중돼 있었지만 최근 제로에너지건축물(ZEB) 인증 의무화에 맞춰 건축물의 냉방에너지절감 요소가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실제로 그동안 창호와 벽체의 단열기준이 강화되고 창호 성능이 향상되면서 난방부문은 과거에 비해 많이 개선됐지만 지은지 오래된 아파트와 비교해 신축 아파트의 단위면적당 냉방에너지 사용량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이유로 제로에너지건축물에서는 창면적비를 고려해 건축물의 일사조절능력을 강화, 냉방부하 저감을 위한 태양열취득률(이하 SHGC)을 명문화함으로써 여름철에 냉방에너지 손실을 줄이는 방향으로 유도하고 있다. 난방에너지뿐만 아니라 냉방에너지 사용까지 겨울철과 여름철 모두 에너지효율이 높은 건축물을 통해 환경을 보호하고 거주 및 이용의 쾌적함을 높이는 방안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제로에너지건축물에서는 건축물 배치에 따른 일사량을 파악하여 에너지를 조절할 수 있는 유리 적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난방에너지절약 지표인 열관류율과 함께 냉방에너지절감을 위한 SHGC 중요성에 맞춰 더블로이유리 및 트리플로이유리 등 SHGC값이 낮은 유리의 적용이 늘 것으로 보인다. SHGC는 유리창이 햇빛으로부터 얼마나 많은 열을 차단하는지 측정하는 기준으로 수치가 낮을수록 에너지 효율이 더 높다.
이처럼 건축물의 냉방에너지절감 요소가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면서 정부에서도 그동안 건물 냉방에너지 효율을 규제하는 다양한 정책을 내 놓았었다. 지난 2014년에는 솔라 시뮬레이터에 의한 태양열취득률 측정 시험방법 KS L 9107을 제정해 창호의 SHGC 성능평가법을 도입했으며 2015년에는 녹색건축물 조성 지원법에 연면적 3000㎡ 이상의 공공 건축물 중 업무시설 및 교육·연구시설은 창 면적 10%에 해당하는 크기의 차양이나 일사조절장치 설치를 의무화 했다.
2018년에는 신재생에너지지원법에서 채광루버를 신재생에너지 지원품목으로 지정했으며 2019년에는 국토교통부 녹색건축물 기본계획 2단계에서 신축건물의 경우 냉방에너지를 최대 20% 저감하는 설계기준 확보를 목표로 차양, SHGC를 고려한 설계가이드 개발, 에너지절약계획서 평가기준 개선을 추진했었다.
2021년에는 커튼월 고효율기자재인증에 SHGC 성능평가 항목을 도입, SHGC 성능 인증기준을 0.4이하로 책정하면서 SHGC 지표가 창호산업 제도권에 본격적으로 적용되기 시작했다.
창호 등급제 SHGC 지표 도입 방안에 대한 산업계 의견은?
한국건설연구원은 현재 진행중인 ‘창세트 에너지효율관리체계 고도화 연구’를 통해 창호 등급제에 SHGC 도입방안 및 적정성 검토를 통해 SHGC 지표를 제도권 도입을 위한 KS규격 시험방법 검토 및 SHGC 변수에 따른 건물 에너지 요구량 민감도 특성에 따라 냉방비중이 높은 공공건물 및 학교, 다중이용시설 등 비주거용 건물에 대한 SHGC를 신설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창세트 에너지효율관리체계 고도화 연구에서 SHGC와 관련해 현재까지 진행된 전문위원 회의 와 지난 6월 5일과 7월 10일 두 차례 진행된 공청회 자리에서 제기된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업계에서는 SHGC에 대해 최근 건물에서 냉방에너지 소비량이 주요 지표로 떠오르면서 에너지 평가에 필요한 하나의 주요 요소이기에 SHGC 지표 도입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공감하는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창세트와는 분리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으며 SHGC는 단열성능과 반하는 성질을 갖고 있기 때문에 주거용 건물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가시광선 투과율 VLT(Visible Light Transmittance)기준이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는 의견 등이 제시되고 있다.
SHGC 지표 창호 등급제 도입과 관련해 한국에너지공단 담당자 회의에서는 SHGC값은 냉방과 난방 효과에 따라 다르게 요구되기 때문에 주거용과 비주거용 또는 현행 법규상 공동주택과 공동주택 외로 구분할 필요성이 검토되고 있다. 다만 제도 운영관점에서 창호 등급제는 제품에 대한 성능인증 제도이기에 건물용도로 구분하는 것은 운영 관점에서 사후관리 등이 현실적으로 어려워 제품 재질에 따라 구분, 즉 금속제와 비금속제 창세트로 구분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더불어, SHGC 값은 창호업체들이 보유하고 있기에 기존 창세트 제품들에 대한 추가 시험이 필요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유리 SHGC로 대체가 가능하다는 의견이 나왔으며 Premium 등급에 SHGC 지표를 추가해서 효율 등급을 세분화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SHGC 지표가 포함된 등급 조정안에 대해서 Premium 급, Frontier 등급제 도입 방안으로 에너지이용합리화법에 따른 조달청, 부처별 1등급 조건을 완화하고 상위 등급에 SHGC지표 도입을 검토하는 내용으로 SHGC에 대해서 주거용과 비주거용 건물 적용범위에 대해서 검토하는 내용 등을 포함하고 있다.
전문위원 회의와 두 차례의 공청회를 통해 제기된 내용을 정리하면 냉방부하를 고려해 비주거용 건물에 SHGC 지표를 의무화하고 주거용 건물에는 권장사항으로 도입하자는 의견이 제시됐으며 주거용에도 SHGC를 도입할 경우에는 건물 용도에 따라서 SHGC의 기존값을 다르게 적용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과 SHGC는 1등급과 2등급 기준에만 도입해도 된다는 의견 등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유리의 SHGC값만 도입하며, 차후 블라인드, 차양 등의 영향도 함께 고려할 수 있는 방안을 담아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으며 명확한 물리적 시험 지정 검토가 필요하기 때문에 SHGC 측정방법 개선에 대해 KSL 9107의 SHGC 측정방법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고 KSL 2514를 ISO 19467-2를 참조하여 수정해야 한다는 의견 등도 제시됐다.
창호 등급제에서 시뮬레이션 평가법 활성화가 필요한 이유
시뮬레이션 평가는 ISO 15099에 따르는 소프트웨어 Window, Therm을 활용해 물리적 시험을 대신하여 시뮬레이션에 의한 계산법으로 열관류율을 계산하는 것을 말한다. 창호의 단열 시뮬레이션 평가는 여러 차례의 실물 테스트를 통한 단열성능 확인보다 시뮬레이션을 통해 시간과 비용을 절감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정확한 열해석이 가능해 열 손실 부분을 쉽고 정확하게 찾아내 창호의 단열성능 개선에 도움을 준다.
창호 등급제에서 시뮬레이션 평가법은 업계 물리적 시험비용 및 소요시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제도 시행 초기부터 ‘에너지이용합리화법’ 제15조 등에 따른 효율관리기자재 운용규정을 고시, 창세트 시뮬레이션 평가법이 마련됐었다. 이후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서는 지난 2015년 ‘창호 에너지성능 시뮬레이션 프로그램 및 검증’ 국책과제를 통해 시뮬레이션 평가법을 더욱 고도화시키면서 2018년 하반기에는 웹상에서 신청부터 결과까지 원스톱 진행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했었다.
하지만 시뮬레이션 평가법은 제도 시행 13년이 지난 현재까지 활성화되지 못하면서 창호 등급제하에서 무용론까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창호 등급제에서 시뮬레이션 평가가 외면 받는 가장 큰 이유는 시뮬레이션 측정값 대부분이 일반적으로 공인시험기관에서 진행하는 물리적 실험값보다 불리하게 나오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실제 산업계 활용도가 낮아 다수의 건설사들이 시뮬레이션 성적서를 인정하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더불어 창호 등급제에 적용되는 주거용 창호 대부분이 측정 변수가 많은 이중창 위주로 시뮬레이션 평가가 진행되는 사항과 표준물성 DB구축의 어려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시뮬레이터 부족 등의 이유도 창호 등급제에서 시뮬레이션이 평가가 활성화되지 못한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다만, 창호 등급제에서 시뮬레이션 평가법이 외면 받고 있지만 단창 위주의 커튼월 업계에서는 시뮬레이션 평가와 물리적 실험 실측정값의 오차범위가 업계에서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이어서 물리적 테스트 전 시뮬레이션을 활용해 시험비용과 시간을 절감하는 사례가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에서는 창호 등급제 대응에 따른 시험비용 절감은 물론, 물리적 시험 성적서에 대한 견제 역할을 위해서라도 시뮬레이션 열관류율 측정제도의 문제점을 해소해 미국과 영국 등 해외와 같이 시뮬레이션 평가를 활성화 시킬 수 있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창호 등급제에서 시뮬레이션 평가법 활성화 방안 산업계 의견은?
‘창세트 에너지효율관리체계 고도화 연구’를 통해 시뮬레이션 평가법 활성화와 관련해 전문위원 회의 및 두 차례의 공청회를 통해 제기된 산업계 의견은 다음과 같다.
가장 먼저, 창호 등급제에서 시뮬레이션 제도 활성화를 위해서는 운영주체인 전담 사무국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다양한 인자에 대한 기준을 확장하여 시뮬레이션 분석하며 사무국이 검토 후 승인하여 공인 성능 기준을 확보하는 게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예를 들어, 정기적인 워크샵을 통해 NFRC(National Fenestration Rating Council)인증 시뮬레이터를 양성하고 있는 한국창호커튼월협회 등에서 전담 사무국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한국창호커튼월협회는 미국 NFRC와 협약을 통해 2015년부터 지금까지 다섯 차례 워크샵을 진행해 약 70여 명의 합격자들을 양성했으며 현재 42명이 자격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도 오는 10월 28일 시뮬레이션에 프로그램에 대한 시뮬레이터 인증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운영주체에 대한 의견과 함께, NFRC 평가체계를 인용하여 모델링의 표준화 및 특정 재료 물성 및 공학적 특성값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시험성적서 유효평가에 대해서는 시뮬레이션의 Input Data의 오류를 방지하기 위해 연구에 기초한 default 값을 제시, 시뮬레이션과 물리적 시험을 동시에 성능평가하며 이후에는 유사 모델 등은 시뮬레이션으로 인정, 단, 모델이나 형태가 바뀌면 제품에 대한 물리적 시험과 시뮬레이션 평가가 동시에 진행, 시뮬레이션과 물리적 시험을 병행하고 이에 따른 결과에 있어서 10~20% 이내의 오차 범위에 있는 경우에 한정하여 성능을 인정하는 의견 등이 제시됐다.
이와 함께, 시뮬레이션으로 측정이 불가능한 기밀성능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시험기관에서의 측정기의 교정열량 값이 잘못 이해되어 작성된 시험성적서가 발급되고 있는 상황에서 NFRC의 시뮬레이션 값을 기준으로 각 기관에서 시행되고 있는 교정열량 값을 맞추어서 열관류율 측정값과 시뮬레이션 값의 오차를 10% 이내로 줄이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NFRC 시뮬레이션 값을 기준으로 교정 열량값에 대한 조정 필요, ISO규정에 따르기 때문에 KSF 2278 창호 열관류율 측정방법에 대한 수정이 필요하다라는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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