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산업 침체 ’유난히 힘들었던‘ 2024년 창호 업계

2024년 올해 국내 창호 업계는 건설을 비롯한 전방산업 악화로 매우 힘들었던 한 해로 기억될 전망이다. 특히 상반기보다 하반기로 갈수록 어려움이 가중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업계 주요 대기업들은 돌파구를 찾기 위해 프리미엄 창호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며 수익성 향상에 노력했으며 일량 감소로 공장 가동률이 대폭 하락한 업계 중소업체들은 고정비 절감을 통해 내실을 다지는데 주력했던 한 해였다. 내수 부진과 장기화된 경기침체로 평년보다 특히 더 힘들었던 한 해로 기억될 2024년 국내 창호 업계를 되돌아보았다.

신축 아파트 특파시장과 개보수 유통시장 어려움 지속

2010년대 중후반 이후 정점에서 하락한 국내 건설 및 건축시장은 2020년대 초반 코로나19 당시 경기부양책 영향으로 국내 부동산 시장이 활성화 돼 주택매매거래량이 급증하면서 창호 개보수 시장을 중심으로 잠시 반등하는 모습이 나타났지만 전반적인 건설경기는 오랜 기간 하향곡선을 그리면서 창호를 비롯한 건자재 시장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최근의 국내 경기침체는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와 괘를 같이하는 형국으로 원재료 가격 및 물류비 등 비용 상승과 중국 시장 침체 및 지정학적 위기 증대, 고금리에 기인한 수요 위축 등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여파가 크다. 이런 대내외적 부정적인 영향 탓에 2024년 올해 창호 및 건자재 시장은 건축비 증가, 신축 분양 시장의 침체 지속, 개보수 시장의 주택 거래량도 평년 대비 매우 부진한 상황이 계속되는 등 수요기반의 불안요인으로 업황이 매우 좋지 못한 한 해였다.

문제는 건축허가 및 착공, 준공 등 주요 건축지표들을 살펴본 결과, 올해뿐 아니라 당장 내년에도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점이다. 이와 관련, 국토교통부 자료를 근거로 선행지표 주택 착공 물량을 살펴보면 2021년 58만4000가구에서 2022년 38만3400가구, 2023년 약 21만가구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나났다. 다만, 올해 1~8월 주택 착공 규모는 17만3024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36.6% 확대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이 같은 물량도 2005년부터 2023년까지의 평균치와 비교하면 약 40.5% 줄어든 물량이다.

착공 감소는 준공 감소로 이어진다. 보통 아파트 착공부터 준공까지 2~3년 정도의 시차가 있다. 창호는 착공으로부터 약 2년의 시차를 두고 매출이 발생하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과 내후년까지 아파트 특판시장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수도권 경우 올해까지는 준공 물량이 연평균 15만6000가구를 웃돌겠지만 3년 전인 2022년 착공 물량이 14만 가구에 그쳤고 지난해에도 착공 물량이 10만가구에 그쳤다. 지방의 아파트 착공 물량도 2022년 이후 감소하기 시작했으며 지난해는 착공 물량이 예년 평균치 16만 7000가구에서 10만가구 이하로 크게 줄어든 것으로 파악되면서 준공 물량은 올해보다 내년 이후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빌라와 연립 등 비아파트 시장 역시 2016년부터 공급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수도권의 경우 2005년부터 2023년까지 연평균 6만1000가구의 비아파트가 공급됐으나 2020년부터 지속적으로 연평균을 밑돌면서 지난해는 4만 가구 이하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방의 비아파트 공급도 수도권과 마찬가지로 2016년 정점을 찍은 후 8년째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예년 평균 준공 물량은 5만 가구 수준이나 6년 연속 평균치에 미치지 못했고 올해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2만 2000가구 수준으로 추산된다.

창호 업계는 특성상 B2B 시장 매출 비중이 높기 때문에 건설경기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이와 같은 통계수치를 살펴봐도 최근 창호 및 건자재 업계의 어려움이 실감된다. 실제로 최근 신축 아파트 특판시장은 건설시장의 장기화 된 경기침체로 건설사들이 긴축경영에 돌입해 새로운 신규 사업을 지양하면서 창호 업계에서 수주할 물량 자체가 씨가 마른 형국이다. 신축 아파트 특판시장에서 활동하는 주요 창호 기업들은 2021년 착공한 주택 물량과 코로나19로 지연된 물량이 더해져 지금까지 수주해 놓은 물량으로 버텼지만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수주 잔고가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아파트 특파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건설사들이 물량 감소는 물론 올해 하반기 예정이었던 자재 납품 기일을 내년으로 넘기는 현장들이 증가하는 추세이다”라며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 지난해와 올해 초까지 비교적 선방했던 주요 대기업들의 창호 관련 매출과 이익이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악화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창호 교체 개보수 시장을 중심으로 한 유통시장 시장 역시, 내수경기 부진과 개보수를 위한 공사비가 상스하면서 부동산 시장이 침체돼 어려운 한 해였다. 창호 유통시장은 노후 주택 및 주택 건설경기, 주택매매거래량, 신혼 및 이사, 살면서 고치는 수요, 가계 부채 수준과 연관성을 갖고 있다.

올해 1∼9월 누적 기준으로 전국 주택 거래량은 49만962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5.8% 증가했다. 특히, 수도권 주택 매매 거래량은 27.1%, 서울 주택 매매 거래량은 46.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주택매매거래량이 상승했지만 예년 평균치보다는 못한 수준이며 최근 하반기 들어서는 정부의 대출규제가 강화되면서 주택매매거래량이 다시 줄고 있는 모습을 보이면서 창호 개보수 시장 활성화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여기에 지난해 11월 민간건축물 그린리모델링 이자지원사업이 종료되면서 창호 개보수 시장에 영향을 주었다는 분석도 있다. 서울시 등 일부 지자체에서는 지자체 주도로 이자지원 정책이 이뤄지기는 했지만 정부 차원에서 진행한 그린리모델링 이자지원사업과 비교해서는 소비자를 상대로 한 노후 창호 교체 필요성에 대한 마케팅 역할은 비할 바가 아니었다.

이런 시장 상황에서 올해 국내 주요 창호 기업들은 수익성을 개선시켜 줄 수 있는 프리미엄 창호로 재건축·재개발 및 고급 신축 단지 공략을 강화했으며 유통시장에서는 B2C 토탈 인테리어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유통대리점의 역량을 강화시키면서 품질 경쟁력을 보다 강화시키는 모습을 보였다.

미니멀, 조망, 더블로이유리, 대면적 키워드 부각

이처럼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 올해 창호 시장에서 부각된 키워드는 미니멀, 조망, 더블로이유리, 대면적 등을 들 수 있다.

최근 국내 인테리어 시장에 미니멀 인테리어가 인기를

끌면서 올해 초 LX하우시스는 올해의 디자인 트렌드 핵심 키워드로 미니멀을 제시하기도 했다. 실제로 창호 업계 주요 기업들은 올해 창문과 실내도어를 중심으로 미니멀 디자인을 적용시켜 미니멀 인테리어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모습을 보였다. 미니멀 디자인이 적용된 창호 제품은 슬림한 프레임, 베젤리스, 프레임리스 등의 컨셉으로 알루미늄 창호, 폴딩도어, 중문, 실내도어에 이어 PVC창호까지 적용이 확대됐으며 이들 제품들은 주요 부자재까지 일체화시키고 노출되지 않게 숨기면서 디자인 경쟁력을 한층 높인 제품이었다.
인테리어 시장에서 미니멀 디자인과 흐름을 같이하는 조망에 대한 중요성도 강조되면서 올해 국내 창호 시장에서는 조망을 향상시켜 줄 수 있는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조망을 강조한 창호는 과거에는 주택과 타운하우스, 호텔 등에 적용되면서 프레임 매립 시공을 통해 시야를 더욱 극대화시켜주면서 와이드 뷰와 개방감을 높인 고급 알루미늄 시스템창호가 대부분이었지만 올해는 최근 한강변 재건축을 앞두고 주택시장에서 조망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는 추세에 PVC창호에도 프레임을 슬림화시키고 미니멀 디자인을 적용시켜 조망을 강조한 제품이 높은 관심을 받았다. 더불어 최근 신축 아파트 및 재건축 아파트에 주로 적용되고 있는 유리난간 적용 확대되면서 유리난간 일체형 창호에 대한 관심도 어느 해보다 높았다.

더블로이유리도 올해 창호 업계에서 주목받은 키워드로 빼놓을 수 없다. 국내 로이유리 시장은 2012년 창호 에너지소비효율 등급제와 2013년 건축물의 에너지절약설계기준 개정 등을 통해 로이유리 적용이 보편화되면서 시장이 성장하기 시작했으며 2010년대 중후반 이후 금속제창 조달시장에서 수요가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동안 커튼월 건물과 학교 및 관공서, 금속제창 조달시장 등에 주로 적용되면 더블로이유리는 최근 재건축 조합 아파트 단지와 프리미엄 주택, 주상복합 형태의 주거용 건물로 적용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올해 관련 업계에서는 서울 한강변 재건축 조합 아파트 등에 주거용 더블로이유리를 적용시키기 위해 영업력과 마케팅을 강화했었다.

보통의 창호 제품보다 넓은 면적에 적용할 수 있는 대면적 창호 제품들도 올해 많이 선보여 졌다. 이는 창호 시장에서 프리미엄 시장이 확대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호텔과 리조트 주로 상업용 고급 시설에 적용, 입면 폭은 슬림하면서 높이 4m 가량으로 제작할 수 있는 알루미늄 시스템창호 제품은 프라이빗한 주택에서 수요가 증가하는 모습이 나타나 알루미늄 시스템창호 주요 업체들은 이에 대한 시장 대응력을 높였다. 주택시장에서 대면적을 구현할 수 있는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자 썬룸과 폴딩도어, 방충망 업체들도 높이 4m, 가로 양개 12m까지 구현할 수 있는 대면적 제품 개발에 몰두한 한 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