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2일 국회입법조사처에서 세미나 진행
 |
최근 연이어 발생한 대형 화재사고와 관련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 2월12일, 건축물 외장재의 문제점을 세밀히 분석하고, 새로운 정책방향을 제안하는 기회를 갖기 위해 김종민, 정종섭, 황희 의원과 공동으로 ‘건축물 방화성능 향상을 위한 정책과제 세미나’를 국회입법조사처 대회의실에서 개최했다.
민세홍 가천대 교수가 좌장을 맡은 이번 세미나에서는 제1세션에서 '건축물 창호 방화성능 향상을 위한 과제'를 주제로 이영주 서울시립대 교수가 ‘해외 법제도 소개 및 국내 법제도와 비교’에 대해, 권인구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건축물 창호의 국내외 화재안전 기준 비교’에 대해 발표를 진행했다.
첫 번째 발표에서 이영주 교수는 국내법에서 창호의 방화성능과 관련 창호에 대한 정의는 별도로 없고 ‘실내건축 재료’에 대한 방화성능을 제시하고 있다며 PVC창호에 대한 방화성능은 ‘한국산업규격(KS)'를 통해 품질이 관리되고 있다고 전하면서 가연성 재료의 창틀이 화재확산에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는지는 더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해외법 사례를 들며 일본의 경우 방화지역 내에 외부개구부에 대한 방화규제를 적용하고 연소우려가 있는 부분으로 대상을 한정하고 있으며 방화호의 방화성능 대신 연소확대 차단설비의 적용도 허용하고 있음을 알렸다. 독일은 외벽 마감재료와 건축자재의 방내화기준을 구분 적용하면서 창호는 외벽과 구분해 규제에 적용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영주 교수는 “일본과 독일의 법제도 기준으로 볼 때 해외에서도 매우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 창호의 성능을 규제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한 국내 적용도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 창호의 재료적 제한을 포함한 성능기준 상향을 요구하려면 창호로 인한 화제 확대 사례와 통계, 가연성재료의 창호의 화재위험성에 대한 공학적 검증, 발화위치에 따른 화재영향성, 단열성과 화재적응성, 경제성 등 시장 대체 가능한 건축의 기능적 요구 충족 여부에 대한 객관적인 근거 제시 및 의견수렴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두 번째 발표로는 권인구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선임연구원이 ‘건축물 창호의 국내외 화재안전 기준 비교’에 대해서 발표를 진행했다.
발표에서 권인구 선임연구원은 창호 화재안전기준과 관련 국내 법규에서는 건축물의 외벽에 설치되는 창호는 건축법 제52조 제2항에 따른 건축물의 외벽에 포함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해외 법규로 미국은 IBC에서 건축물의 용도, 규모 및 구조방식에 따라 구분하며 방화구획에 설치되는 방화 유리창에 대해 내화성능 요구를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방화구획의 벽에 설치되는 개구부 시스템의 경우에는 성능시간을 최소 20분 이상하고 있으며 NFPA 및 UL에서는 이를 판정할 수 있는 시험방법과 절차를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의 경우 영국 건물 규정은 창호에 사용되는 자재의 화재 성능 기준을 규정하지 않으며 독일은 건물의 총 5등급과 학교, 병원 등의 특수 건물로 분류하고 있으며 창호에 적용되는 화재 안전기준의 요구조건은 건물 등급에 따라 다르다고 전했다. 세 번째 발표로 박상우 (주)알루코 부사장의 ‘특수건축물의 창호 화재안전규정 시행 필요성’에 대한 발표가 있었다.
발표에서 박상우 부사장은 독일의 경우 건물 높이 22m(5층이상)이상의 건물에는 화재 안전을 위해 모든 건축재료를 불연재로 사용해야 된다는 점과 일본도 3층 이상의 병원, 학교 등 특수건축물은 내화건축물로서 차염성능 기준으로 방화 기준을 적용한다고 전하며 우리나라 특수건축물에도 모든 마감재료 방화에 지장이 없는 재료를 명확히 해 외벽 및 실내 마감재료 중 하나인 창호가 화재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토론 통해 열띤 공방도 이어져
이어진 토론에는 남영우 국토교통부 건축정책과장, 송정근 (사)한국바이닐환경협회 대외협력팀장,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박상우 (주)알루코 부사장이 참여했다.
토론에서 송정근 (사)한국바이닐환경협회 대외협력팀장은 “대형화재로부터 국민과 건축물을 안전하게 지키는 것은 당연하지만 아쉬운 점은 이번 토론의 대상이 잘못됐다. 외장재와 소방설비 등 우선적으로 조치해야할 것들이 있다. 전 세계적으로 PVC창호에 대한 규제는 찾아 볼 수 없으며 오히려 소재의 우수성이 입증돼 사용이 확대되는 자재를 놓고 규제를 논하는 것 자체가 안타깝다”며 “PVC창호는 발화나 화재의 확산 원인도 아니다. 일부 업체 주장에 의거해 규제되면 장기적인 에너지 절감 정책이 상실되고 나아가 알루미늄 창호 독점, 소비자 선택권 제한, 가격 상승 등 문제가 발생되는 중대한 사안이다.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의사결정과 검토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상우 (주)알루코 부사장은 “큰 인명 피해가 발생하는 화재에서는 유독가스 질식이 인명 피해 규모를 키우고 있다”며 “PVC창문은 알루미늄 창문보다 창틀이 화염에 먼저 녹아 유리창이 더 많이 파손되고 또 유독가스가 발생하면서 화재를 확산시킨다. 초기 골든타임 확보에 어떤 소재가 유의미한지 확인해야 한다. 중요한건 대형화재로부터 인명피해를 줄이는 것이다. 일반건축물이 아닌 고층과 같은 특수건축물에 화재안전규정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안전이 최우선이란 명제는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지만, 규제를 만들 때는 국제 기준과 비교해 적정한 수준인지 판단할 근거가 명확해야 한다. 비가연성 창호를 사용했을 때 화재뿐 아니라 단열, 경제성 등의 다른 부분에 미칠 영향까지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현실과 괴리될 가능성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남영우 국토교통부 건축정책과장은 “창호의 화재안전 기준을 도입할 필요성이 있는지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었고 반론도 있다. 이와 관련 2017년 12월 ‘건축물 화재안전강화를 위한 창호규제 선진화방안 연구용역’을 의뢰해 올해 1월 입찰공고 했다. 원점에서 과학적인 접근으로 연구한 후에 결과가 나오면 규제 합리성, 해외사례, 실현 가능성 등 세 가지를 중심으로 검토해 볼 것이다" 라고 말했다.
‘건축물 가연성 외장재 사용 현황과 과제‘에 대한 발표와 토론도 진행
제2세션에서는 '건축물 가연성 외장재 사용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채승언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전임연구원이 건축물 패널구조 외벽 마감재의 화재 위험성에 대해, 이재문 가천대 화재·소방과학연구센터 실장이 건축물 가연성 외장재 사용 현황 및 법제도 개선방안 주제발표에 나섰다. 토론에는 박재성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와 김예성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이 참여했다.
숭실사이버대학교 소방방재학과 박재성 교수는 “앞서 1부에서 창호에 대해 토론을 했는데 불연재에 투자를 하면 당연히 화재안전에 좋겠지만 중요한 건 투자 가치가 있냐는 것이다. 창호 규제가 전체 화재 안전 측면에서 유의미한가는 동의하기 어렵다”며 “중요한 건 다시 대형화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근본적인 문제를 찾아가야 하는 것으로 창호 문제는 최근 잇따른 대형화재의 본질에서 벗어난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재문 가천대학교 연구실장은 외장재 관련 제도 개선방안으로 화재안전성능평가 30층 이상 고층건물 우선 실시 후 30층 이하 건축물도 단계적으로 확대 시행, 가연성 외장재 성능개선 유도 및 기술 개발, 건축물의 화재와 구조 안전 성능에 대한 유지관리 및 점검 기준과 체계 마련, 건축물 내 용접 용단 등 화재위험 작업 시 소방안전관리자의 사전승인, 공사 중 입회 등 안전조치 의무제도 신설로 화기취급 감독 강화, 가연성 외장재 건축물 밀집지역과 소방차량 진입곤란 지역에 옥외소화전과 소화기 추가 설치 등을 제시했다.
| 기자이름없음 |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