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호기술 : 건축시장 침체 속에 판유리업계 수익성 하락

최근 판유리업계는 건축경기 하락속에 양적경쟁을 통한 저단가 싸움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경기 하락으로 물량이 크게 줄면서 소규모 업체들은 존폐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큰 위기를 맞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국내 판유리산업은 가공시장이 큰 틀을 차지하고 있으며, 판유리 가공은 제조업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인력과 기계 중심의 고정비가 높은 산업이다. 기본적인 재료값을 빼더라도 자동화 설비에 대한 투자, 가공인력에 대한 인건비, 전기세 등 고정비용이 큰 부분을 차지하며 수익을 내기 위해 무리한 경쟁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건축시장은 2020년 코로나19로 침체를 겪고, 2021년과 2022년에는 상승세를 보였다. 작년 2023년부터 건축시장 하락세가 본격화되면서 올해는 작년보다 더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판유리산업도 건축경기 하락과 맞물려 수익성은 악화되고 있으며, 소규모 업체들 중심으로 폐업도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상반기부터 물량이 하락하면서, 일년 중 건축시장에서 가장 활발한 가을 물량도 크게 줄어들어 전체적으로는 전년대비 20∼30%의 수익 감소세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축허가 부분은 2020년 상승 기점으로 2021년부터 떨어지기 시작했다. 착공도 22년에 크게 하락하면서 그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작년까지의 허가기준을 봤을 때, 내년까지 판유리산업도 계속 어려울 것이라 예측되고 있다.

판유리산업은 올해 전년대비 소폭 하락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판유리 가공업계는 실제 나타나는 수치보다 더 큰 하락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한 시장 경쟁이 형성 된 것이 아닌 건축 마감재 시장의 비용이 우선하는 상황에서 무리한 경쟁을 발생시키고 수익성은 더욱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타격을 받는 복층유리 시장도 현재 저단가 경쟁이 위험수위를 넘어가고 있으며, 인테리어유리 시장도 침체가 지속되어 문을 닫는 업체도 늘어나고 있다. 더 나아가 판유리가공 완제품의 수입은 유리가공산업에 큰 위험을 안겨줄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품질경쟁 체제 확립을 통한 위기 극복 필요

판유리산업의 위기는 건축경기 하락에서만 원인을 찾을 수 없다.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수익구조를 개편하지 않으면 경쟁력은 계속 잃고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

건축경기가 하락하면서 물량의 하락이 직접적인 위기를 초래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물량이 하락하면 그 위기는 더 크게 직면하고 건전한 성장을 이룰 수 없다. 특히 수익성이 낮아지면 품질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을 생산해야하며 원부자재의 적용에 있어 가격을 낮춘 저급제품의 사용이 늘어난다.

고정비가 높은 제조산업은 수익구조가 낮으면 이익률을 맞추기 위해 원부자재 등의 재료를 저가로 쓰는 것이 비일비재하다. 판유리 말고도 일반적인 건축 마감재 시장도 원부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수익이 떨어지면 저급 자재를 사용하여 공사 후에도 하자가 발생하는 요인이 크게 나타난다.

하자가 발생했을 시, 하자보수 비용은 최초 생산 및 시공비용보다 큰 손실을 주기 때문에 처음부터 철저한 품질관리를 통한 고품질의 제품을 공급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확한 가공시스템을 확립하고 품질관리시스템을 갖춰 소비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고품질의 제품을 공급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품질경쟁 체제의 핵심은 품질의 기준을 확립하는 것이 우선이며, 공정경쟁을 통해 품질 만큼의 비용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고품질의 제품 생산을 위해서는 그 만큼 가공과정에서의 비용이 증가하고 재료에서부터 가공에 모든 과정에 비용은 상승 할 수 밖에 없다. 고품질의 제품은 그 만큼의 정당한 가격을 받을 수 있어야 가공업체들도 품질에 신경을 쓰고 하자 없는 제품 및 AS에 이르기까지 책임 있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세부적인 품질의 기준을 확립하고 기준에 맞춘 적당한 가격을 요구할 수 있어야 수익구조가 개편되고 품질을 위한 재투자가 계속 이어지는 선순환을 이룰 수 있다.

건축시장의 변화는 경기 하락에 따른 물량이 감소하고 있지만 에너지절약을 위한 법제도 개선과 안전에 대한 인식 변화로 고기능성유리 및 안전유리의 적용은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과거 단순히 투명유리를 가공해서 공급했을 때는 양적인 성장이 주를 이뤘다면 이제는 고기능성코팅유리를 중심으로 다양한 특수유리의 활용이 늘어나고, 안전유리시장에서도 강화유리에서 이제는 접합유리시장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점은 가공업계도 변화에 대응이 필요한 부분이다.

판유리 가공시장도 현장에서 요구하는 최상급의 제품 공급에 맞춰 품질관리 시스템을 확립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가공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 많은 양을 만들어 수익을 내기보다는 조금 만들어도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가공방향성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제품에 대한 세부적인 품질 기준과 함께 업계 스스로의 자정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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